맛집

서산]장마철에 더 생각나는 짭짤하고 감칠맛 나는 서산 '겟국지찌게'

여주데이지 2011. 7. 16. 12:30

삼일전 저녁때 집 근처에서 발을 헛딪어서 발목이 삐끗 했는데

발목이 부어 오르고 걷지를 못하겠어서 바로 응급실에가서 엑스레이 찍고 기부스하고

다음날 다시 병원에 가서 진찰 받으니 6주정도 기부스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하네요.

난생처음 기부스에 목발까지 집고 다녀야 하게 생겨서

갑갑함을 어찌 참고 지내야 할지 걱정 입니다.

올해는 어디 나가지 말고 그냥 집에만 있으라는것 같습니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뼈가 잘 붙는다고 해서 한쪽 다리 들고 누웠다 앉았다

하고 있으니 먹는것 만 생각 나네요.

 

5월8일 태안에 다녀오다 차가 너무 밀려서 서산에서 저녁도 먹고 좀 쉬었다 가려고 

서산으로 들어가 한참을 헤메다 찾은 진국집

네비에서 목적지라고 하는데 가다보면 또 멀어지고 있고...

로타리를 뱅글뱅글 몇차례 돌고 간신히 찾은서산 진국집은 찌개백반집으로

서산에서는 물론이고 다른 지방에도 이미 알려져 있는 식당 같았습니다.

서산 시청앞 오거리 신한은행 주차장 뒤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허름한 식당이라 큰길에서는 잘 안보입니다.

 

요즘 짜장면 하그릇에도 5000~6000원하는데

6000원 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소박하고 어머니 손맛을 느낄수 있는 진국집 쟁반 상차림 입니다.

 

친구랑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8시

식당 정리를 하고 문을 닫으시려고 한 것 같습니다.

일하시는 분들은 다 퇴근하고 주인 아주머니 혼자 쉬고 계셨는데

우리가 들어가니 난감해 하시더니

 앉으라고 하는데 기분은 좀 안좋았지만 겟국지지게를 꼭 먹어보고 싶어서...

 

슝늉 먼저 한사발 가져다 주시고 부엌으로 가십니다.

왜 이렇게 숭늉을 많이 줄까 했는데 나중에 보니 많이 주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구수한 누룽지 숭늉 맛 오랜만에 마셔 보는것 같네요.

 

넓은 쟁반에 찌게만 4가지, 반찬은 여러가지 나물, 짱아찌, 젖갈등 기본 13가지가 먼저 나왔습니다.

구수한 쟁반 밥상이 옛날 할머니들이 차려 주시는 시골밥상 같고

어찌나 맛있어 보이든지요.

 

진국집의 대표 메뉴인 겟국지찌개

겟국지는 서산에만 있는 토속 음식으로

서산해안은 꽃게의 명산지로 겨울내 간장꽃게장을 담아 먹고 봄철이 되면 간장만 남게 되어

그 국물에 신 김장김치를 꼭 짜서 넣어 찌게를 끓였는데

그 맛이 너무 짜서 인지 쓴맛이 나고 뒷맛은 개운해서  봄철 입맛 없을때 먹으면 최고 였다고 합니다.

'게꾹지'라고 불렀는데 '게장 국물에 끓인 찌게'의 준말 이라고 합니다.

 

김치가 푹 무르게 폭 끓인 겟국지 찌게가 먹음직 스러워 한수저 떠 먹으니 와~~ 짜다

그런데 그냥 짠 맛만 있는 찌개는 아니고 서산 갯마을의 묘한 매력적인 맛으로 또 수저는 이 뚝배기로로 향했습니다.

 

짠맛이 좀 강하지만 구수한 시골된장찌게

 

짠 입맛을 순화시켜 주었던 부드럽고 심심한 달걀찌게

 

얼큰한 생선무지짐 찌게

 

 

6000원에 네가지의 찌게와 열가지의 반찬

요즘 어디에가서 이가격으로 이렇게 좋은 밥상을 받을 수 있을곳이 몇군데나 있을까?

남는건 있을지 먹으면서도 감사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1911년 식당문을 열어 20년...

 주인아주머니의 20년 손맛으로 만들어진 반찬들이 식당 이름하고 잘 맞는것 같았습니다.

진국집

 

 

 

 

 

 

 

 

 

 

 

 

 

 

 

겟국지 찌게를

꼭 게장국물이 아니더라도 젓갈 많이 넣어 담은 김치로 끓여도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시네요.

 

저녁시간이 훨씬 넘은 시간이라 손님이 없어서

밥먹으며 아주머니랑 이런저랑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는데

이야기 하시다 생각나는 반찬이 있으면 한가지씩 갖고 나오시는데 그반찬수만도 4가지쯤 되었을거예요.

 

 

전제적으로 짠맛이 강하고 약간 매운 반찬들이었지만

옛날 어른들의 손맛을 느껴지는 토속적인 반찬들로 맛있게 먹었답니다.

마지막으로 구수하고 시원한 숭늉으로 입가심하니 개운하고 갈끔하네요.

서산가시면 꼭 드셔 보세요.^^

 

늦은 시간에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게해 주신것도 감사한데

아주머니께서 차가 아직도 밀린 다는데 언제 서울까지 가겠나...

나랑 여기서 같이 자고 가도 된다고 말씀을 해주시니... 말만 들어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식당 밖에까지 나와 잘가라는 인사까지.. 잠깐이었지만 이런저런이야기 하면서 정이 들었던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