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방산 (06,02,04)
꽃향기 많은집에서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계방산에 눈꽃산행을 한다고 해
유담과 난 신청을 해놓고 며칠전 부터 들떠 있었다.
올해 눈을 제대로 감상을 못한탓에
나도 눈꽃을 보는것 까지는 좋은데 산행을 한다는게 좀.....
기다리던 토요일, 올들어 가장 춥다고하는 입춘날 아침 계방산은 영하 20도를 오르내린다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집에서 6시에 출발
천호동에서 일행을 만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홍천군 내면의 경계를 이루는
계방산으로 출발 10시 30분에 운두령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려 등산화 조여 매고 스팻츠, 아이젠 차고 하는 준비과정에
몸도 손도 다 어는 추위에 마음의 갈등이 시작 된다.
조금만 올라가 눈사진만 찍고 내려올려고 했는데
춥고 올라가는데 힘들어 카메라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그냥 앞사람 쫓아가기 바빴다.
온길로 도로 내려갈수 있는 시점은 지나고
하얀 눈속을 앞만보고 한발짝 한발짝 옮기다 보니 몸에 열이나 추위도 잊고
여유도 생겨 카메라 꺼내 몇장 담아보긴 했지만 남보다 늦은탓에
카메라에 풍경좀 담을려고 하면 일행들 출발했으니 빨리가자고 채근하는 유담
이럴땐 정말 미운 옆지기다.
겨울산 몇년동안 따라가 보았는데 갈때마다 다시는 안 쫓아 온다고
명심 해놓고도 매년 따라 나서는건 뭐야? 매번 힘들어 하면서...
정상에 올라 내려다 보이는 하얀풍경과
나무가지에 언쳐진 눈꽃들이 또 오게 만드는것 같다.
좀 녹긴했지만 주목군락에 눈꽃은 볼만 했다.
이런맛에 ...
산에서는 힘들어 계속 투덜대는 소리와
내늦은 걸음에 제 페이스 일어버린 유담과 신경전이 오고 가고....
먼저 가라고 해도 물귀신 같이 뒤에 바짝 붙어 빨리 가자고 밀고 버디고..
이렇게 하다보면 지루하고 힘들었던 등산도 끝나고
언제 그랬던가 처음으로 돌아 온다.ㅎㅎ
이번 산행에서는
일행 맨 뒤에 쳐져
하얀 산위에서 나무에 기대어 있을때
사람들 발자국소리도 안나고 아무 생각없이
눈감고 있으니 도인이 된 기분이었다.ㅎ
주목군락에서의 늦은 점심은
미지근한물 넣은 컵라면 거의 생라면 수준이었지만
얼마나 맛있던지......
아마 잊지 못할 것 같다.
6시간만에 버스를 만나니 눈물이 날정도로 반갑다.ㅎ
스스로에게 대견하다고 하면서
힘들었던 생각 다 잊고 내년을 또 생각 하면서
계방산 산행을 마쳤다.